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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정승
   새겨보는 채근담 얘기
          

새겨보는 채근담 얘기 이정승

 

굼벵이는 더러운 벌레다. 쓰레기더미나 두엄 밑에서 썩은 것들을 먹고 자란다.

그러나 마침내는 매미로 변하여 나뭇가지 위에서 계절을 노래한다. 그러면서

한없는 맑은 이슬을 먹고 산다. 가장 추악한 것에서 변신이다. 굼벵이로서의 생성기가 없었다면 계절을 노래하는 매미 또한 있을 수가 없다.

 

옛사람들은 썩은 풀이 변하여 반딧불이 된다고 믿었다. [예기(禮記)]에 적혀있다. 반딧불의 알이 썩은 풀더미 속에서 자랐으니 그럴듯한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보라, 여름밤의 반딧불이야말로 얼마나 아름다운가. 마치 날아다니는 별처럼 그것들은 어둠 속을 구석구석에서 밝혔다. 이것 역시 추한 것에서 변신이다. 썩은 풀더미 속의 추한 어둠이 없었다면 나는 별 같은 반딧불의 빛 또한 있을 수가 없다.

 

밝음은 항상 어둠 속에서 생겨난다. 어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광명 또한 있을 수가 없다. 선악(善惡)도 마찬가지다. 선과 악은 그림자와 본체의 관계이며 어쩌면 오른손과 왼손의 관계인지도 모른다. 사랑하여 그 악을 알고, 미워하여 그 선을 알 수 있듯이 애증 또한 한결같다. 생명을 사랑할 일이다. 살아있음에 대한 절실함을 함께 사랑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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